(측정의 효익 1 : 공동체의 형성과 발전) '측정’(Measurement)이란 알고 싶은 대상(또는 사실)을 계량화하여 확인하는 행위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측정을 잘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기 위해서는 측정이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효익이 무엇인지부터 알아 볼 필요가 있습니다. 측정은 우리에게 3가지 중요한 효익을 가져다 준다고 생각합니다. 하나씩 살펴 보겠습니다. 첫째, 측정은 공동제의 형성과 발전에 도움을 줍니다. 사실 측정의 역사는 인류의 역사와 같이 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생각해 볼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지표는 ‘시간’일 것입니다. 만일 ‘시간’이라는 지표가 없거나 제대로 측정되지 않는다고 상상해 보면 우리가 살고 있는 공동체는 적지 않은 혼란에 빠져서 현재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여러 가지 활동들이 제대로 수행될 수 없을겁니다. 과거 학창시절 역사수업 시간에 배웠던 ‘도량형 통일’이라는 개념도 공동체에 공헌한 측정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한 나라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생활하면서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도량형(단위)를 통일하는 것이 필요했고, 이것이 바로 지표였습니다. 또한 평소에 우리가 잘 의식하지 못하지만 ‘측정의 세상’이라고 할만큼 측정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운전할 때, 물건을 사고 팔 때, 건강을 위해 운동하거나 건강진단을 할 때 측정의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이렇게 측정이 일어나는 상황에서 우리 공동체는 유지되고 또 발전하고 있는 겁니다.

(측정의 효익 2 : 측정대상에 대한 통찰력 제고) 둘째, 측정 과정을 통해 측정대상에 대한 우리의 이해가 높아지게 됩니다. 측정하기 위해서는 측정 대상을 정확하게 이해해야 합니다. 지금 우리에게 익숙한 지표들이 처음부터 존재했던 것이 아닙니다. 측정대상에 대한 지표가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측정 대상에 대한 추상적인 개념부터 명확하게 정의되어야 합니다. 가령 속도를 측정하기 위해서는 속도라는 개념을, 혈압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혈압이라는 개념을 명확하게 정의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난 뒤 그 개념을 어떻게 계량화할 것인지 고민하고 이런 저런 시도를 통해 지표가 만들어지게 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개념은 더욱 명확해 집니다. 뿐만 아니라 그렇게 개발된 지표에 의해 측정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면서 측정 대상에 대한 지식과 지혜가 형성되면서 통찰력이 생기게 됩니다.

(측정의 효익 3 : 측정대상 관련 활동에 대한 몰입 유도) 측정이 가져다주는 세번째 효익은 측정과 관련된 활동을 하는 사람들을 그 활동에 몰입하게 만듭니다. 대표적인 예가 경기와 게임에서 이루어지는 측정입니다. 만일 경기와 게임을 할 때 측정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경기와 게임에 참가한 사람들이 경기와 게임에 몰입하지 못할 것입니다. 측정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본인의 노력으로 나타난 결과가 무엇인지 알 수 없기 때문에 굳이 열심히 노력할 동기를 찾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경영활동에서도 의미 있는 측정의 효익) 지금까지 살펴 본 측정의 3가지 효익은 생산성을 추구하는 조직에도 적용될 수 있는 매우 의미 있는 내용들입니다. 여러 사람들이 모인 조직이 지속적으로 성장발전하기 위해서는 조직구성원들을 한 방향으로 통합시켜서 그들이 하는 활동들이 그 방향으로 정렬되게 해야 합니다. 측정의 첫 번째 효익으로 설명드렸던 측정에 의한 공동체의 형성과 발전이라는 내용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측정 과정을 통해 조직구성원들의 관심사가 통일되고 사용하는 용어와 개념이 표준화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측정 대상은 성과 창출의 결과로서 창출해야 할 성과를 탐색하는데 도움을 줄 것입니다. 또한, 측정결과를 보면서 성과창출 활동에 몰입하고자 하는 동기가 유발될 것입니다.

(지표의 개발) 측정하면 연상되는 단어는 ‘지표’(Indicator) 입니다. 계량화된 측정을 위해서는 지표라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지표와 측정은 서로 떨어질 수 없는 개념입니다. 그러므로 올바른 측정을 위해서는 지표라는 개념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해야 합니다. 지표란 알고 싶은(또는 측정의) 대상을 바라보게 하는 ‘렌즈’와 같은 존재입니다. 지표는 측정 대상의 특징적인 측면에 집중하게 하도록 합니다. 그 특징적인 측면만 알면 측정 대상을 이해할 수 있다고 가정합니다. 이것이 지표가 갖는 강점이기도 하지만 단점이 되기도 합니다. 사실 측정 대상 전체를 확인한다는 것은 가능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바람직하지도 않습니다. 지표가 가지고 있는 이런 특성을 고려할 때 측정 대상을 완벽하게 설명할 수 있는 지표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지표가 지표로서의 기능을 할 수 있기 위해서는 여러 차례 시행착오를 겪어야만 합니다. 그러므로 올바른 측정에 필수적인 좋은 지표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우리는 쉽게 포기하지 않는 끈질긴 마음을 가져야만 합니다.

(가치창출 프로세스의 측정) 조직에서 경영활동에 도움이 되는 측정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측정의 대상이 개별적인 사실 또는 현상이 아니라 ‘가치창출 프로세스’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BSC(Balanced Scorecard)를 개념을 개발한 노튼과 카플란은 우리에게 이런 내용을 알려 주었습니다. 그들은 4가지 관점(학습과 성장, 프로세스, 고객, 재무적 관점)으로 지표를 분류하여 지표 간에 인과관계를 화살표로 표현하였습니다. 화살표로 표현된 인과관계가 바로 ‘가치창출 프로세스’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비행기 조종석에 있는 계기판과 같은 BSC를 만들어 여기서 나오는 정보를 가지고 조직을 경영해야 한다고 제안합니다.

(평가를 생각하지 않는 측정) 측정하면 연상되는 단어 중 하나는 ‘평가’(Evaluation)’일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측정의 목적을 평가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평가를 잘 하기 위해 측정을 잘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측정과 평가에 대한 이런 생각은 측정이 잘 되지 못하게 되는 주된 원인입니다. 왜냐하면 측정의 본래 목적이 아닌 평가를 잘 받을 목적의 측정을 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알고 싶은 대상에 대한 측정을 하는 것이 아니라 측정하기 쉬운 것을 측정하려고 하고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측정하려고 할 것입니다. 따라서 측정을 잘 하기 위해서는 평가를 위해 측정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합니다.

(종합) 이번 호에서는 측정을 잘 하기 위한 생각을 갖기 위해 측정이라는 활동이 우리에게 어떤 효익을 가져다주는지 알아 보았습니다. 우리가 잘 인식하지 못하고 살지만 인류의 역사와 지금 우리가 살고 세상에서 측정은 인류와 우리의 삶에서 떨어질 수 없는 활동입니다. 그래서, 앞으로서 측정은 계속 되어야 하고 발전해야 합니다. 그리고 측정이 잘 되기 위해서는 지표의 특성을 이해한 지표 관리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또한 조직에서 측정의 대상이 BSC와 같은 가치창출 프로세스가 되어야 한다는 사실도 기억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측정이 제대로 되기 위해서는 평가라는 개념과 철저하게 구분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