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하면서 회색지대를 효과적으로 다루는 방법

2022. 12. 23.

2022/12/23 금요일 #7호

🙋‍♀️ 일하면서 회색지대를 효과적으로 다루는 방법

얼마 전 유퀴즈를 보는데 ‘그것이 알고 싶다’에 김상규 기장님이 나오셨습니다. ‘그알’팀은 어떻게 보면 작은 역할일수도 있는 승합차 운전기사님을 ‘기장’님이라고 표현합니다. ‘기장’님의 역할은 실제로 작지 않았습니다. ‘그알’ 경력 12년, 많이 운전할 때는 하루에 1,200km도 운전을 하시는데요 기장님은 전국에 모르는 경찰서가 없고, 모르는 사이비 종교지역이 없다고 합니다. 내비도 보지 않고 갈 수 있는 것이죠. 기장님의 역할은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알려진데로 그알은 위험한 일이 많습니다. 돌발사고를 우려해서 PD가 연락이 안 되면 112에 신고를 해달라고 부탁을 받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럴때는 입구가 잘 보이는 지역에 주차를 하고 블랙박스 카메라로 현장을 잘 담을 수 있게 위치를 조정하고 핸드폰으로도 촬영을 시작합니다.(제작비가 부족할 때는 재연배우로 참여하기도 합니다.)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과정에 숨은 공신인 것입니다. 일을 하다보면 회색지대(Grey Zone)이 발생하기 마련입니다. 긴밀한 협업을 통해서 회색지대를 효과적으로 다루는 것은 지식노동의 숙명입니다. 오늘은 이와 관련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바로 R&R과 조직문화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시작해볼까요?

- 💁‍♂️ 서동재PM 드림

조직구성원이 조직 성과 창출에 공헌하기 위한 직무 규명 방법

특정 조직에 소속된 조직구성원은 조직의 존재 목적인 조직의 성과 창출에 공헌해야 합니다. 그래야 개인은 조직에 소속된 조직구성원으로서의 존재의미를 갖습니다. 조직구성원이 조직의 성과 창출에 공헌하기 위해 본인의 직무 수행을 통해 창출한 것이 개인의 성과입니다. 사실 조직은 성과창출의 주체가 될 수가 없습니다. 조직이란 것이 실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공동의 목적 달성을 위해 모인 사람들의 집단을 부르는 개념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조직의 성과는 조직구성원들이 창출한 성과의 결과입니다. 그렇다면 조직구성원은 조직의 성과 창출을 위해 어떤 방식으로 공헌하게 될까요?
조직의 성과와 조직에 소속된 개인의 성과를 보통 두 가지 유형의 관계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전체와 부분’의 관계입니다. 조직의 성과를 구성원들이 나누어 창출하고 구성원들이 창출한 성과를 합한 것이 조직의 성과가 됩니다. 조립공장에서 일 하는 개인들이 각자 맡은 부품을 제작하고 누군가는 그것을 조립함으로써 완성품이라는 성과를 만든다고 할 때 조직의 성과와 개인의 성과는 ‘전체와 부분’의 관계가 됩니다. 이런 경우 조직의 성과 창출을 위해 조직구성원 각자가 창출해야 할 성과가 무엇인지는 사전에 정해져 있어서 해당 성과를 창출하는 사람은 정해진 성과 창출을 위해 활동하기만 하면 됩니다. 이런 성과를 창출하는 노동자들을 우리는 보통 육체노동자(Manual Worker)라고 합니다.
또 다른 하나는 ‘목적과 수단’의 관계입니다. 축구팀의 경우를 가지고 설명해 보겠습니다. 축구팀이라는 조직의 성과는 경기에서 승리하는 것입니다. 축구팀 멤버들은 팀의 경기 승리를 위해 각자 맡은 역할을 수행합니다. 축구팀의 경기 승리라는 조직의 성과와 축구팀 멤버들 각자가 창출하는 성과는 ‘목적과 수단’의 관계입니다. 축구팀 멤버들의 성과는 공장에서 완성품을 만드는 사람들의 성과와는 완전히 다른 성과를 창출합니다. 축구팀 멤버 개인의 성과를 정의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미리 정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의 경우를 한번 생각해 보시면 여러분이 속한 조직의 성과와 여러분 개인이 창출하는 성과는 ‘목적과 수단’의 관계일 가능성이 큽니다. 이런 성과를 창출하는 노동자는 지식노동자(Knowledge Worker)라고 합니다. 이들은 육체노동자처럼 일 해서는 성과를 창출하기 어렵습니다.
조직의 성과와 조직에 소속된 개인의 성과가 ‘목적과 수단’의 관계로 설명될 수밖에 없는 성과를 창출하는 지식노동자의 성과는 과연 어떤 성과인지 그런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어떤 접근이 필요한지 생각해 보겠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공헌’(contribution)라는 개념을 정확하게 이해해야 합니다. 사실 조직의 성과와 ‘전체와 부분’의 관계인 성과를 창출하는 육체노동자에게는 이런 개념을 고민할 필요가 없습니다. 누군가 대신 그 고민을 해 주었고 그 고민의 결과 육체노동자가 창출할 성과는 사전에 정해져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식노동자는 스스로 ‘공헌’라는 개념을 잘 이해하고 또 고민해야 합니다. 피터 드러커는 그의 저서 ‘The Effective Executive’(번역: 자기경영노트)에서 ‘성과를 창출하는 지식노동자는 공헌에 초점을 맞춘다’(The Effective executive focuses on contribution)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공헌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성과 창출에 있어서 핵심이다.’(The focus on contribution is the key to effectiveness )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공헌에 초점을 맞춰서 일 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일을 권한이 아닌 책임의 관점에서 이해한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다른 관리자들이 올바른 결정을 내리는 데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나의 일이다.’ 또는 ‘사장이 장차 내려야 할 의사결정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준비하고 있다.’ 등과 같이 말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해야 할 아주 중요한 포인트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그들이 직접 공헌해야 할 대상이 조직이 아니라 개인이라는 점입니다. 그렇습니다. 지식노동자는 조직의 성과 창출에 직접 공헌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의 성과 창출과 관련된 누군가를 ‘고객’으로 정하고 그 ‘고객’을 위해 뭔가를 공헌해야 합니다. 정리하자면 지식노동자가 조직의 성과 창출에 공헌하는 방법은 조직의 성과 창출에 영향을 미치는 누군가(상사, 동료, 부하, 외부 이해관계자 등)를 위해 의미 있는 성과(output)를 창출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지식노동자의 성과입니다.
사전에 창출해야 할 성과를 정할 수 없는 지식노동자의 직무는 역할과 책임(Role & Responsibility)으로 정의되어야 합니다. 역할은 활동이고, 책임은 활동의 결과입니다. 육체노동자의 직무는 성과책임(Accountabilty)이라는 개념으로 창출해야 할 성과를 직접 규명하는 것이 가능합니다만, 지식노동자의 직무는 성과책임을 규명할 수 없습니다. 직무 R&R에는 ‘성과’에 해당하는 항목의 내용이 빠져 있습니다. 사전에 성과를 규명할 수 없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직무 R&R을 규명할 때는 직무의 책임(Responsibility)을 규명하는 방법을 올바르게 정립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직무의 책임(Responsibility) 규명 방법은 지식노동자가 조직의 성과 창출에 공헌하는 방법을 이해해야만 정립할 수 있습니다. 즉, 지식노동자가 담당하는 직무의 책임은 ‘고객의 행동과 그런 행동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상황’으로 기술해야 합니다. 그렇게 해야만 조직의 성과와 개인의 성과를 ‘목적과 수단’의 관계로 설명해야 하는, 그래서 공헌이라는 개념을 고민해야 하는 지식노동자가 조직의 성과 창출에 공헌하는 성과를 창출할 수 있게 됩니다.

- 이용석 PL

조직문화와 조직풍토의 차이 이해하기

학자들은 조직문화와 조직풍토의 차이를 구분합니다. 저는 예전에 이런 논의들을 보면서 조직문화와 조직풍토를 구분하는 것이 그렇게 큰 의미가 있는 건가? 라는 의문을 가졌습니다. 그런데 점점 저도 모르게 이 둘을 구분하는 것이 익숙해졌고 유용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직문화에서 문화(Culture)는 라틴어 'Cultus'에서 유래된 것으로 '밭을 갈아서 경작한다. '는 의미에서 출발합니다. 즉 장기간에 걸쳐서 형성된 것이라는 것으로 이미 맥락에 의해서 형성된 것이기에 가치판단의 대상이라기 보다는 결과에 가까운 개념입니다. 문화 상대주의와 비슷한 이야기이죠. 조직 문화의 대가인 에드거 샤인은 조직 문화를 이렇게 정의합니다. “조직 문화란 한 조직이 외부 환경에 적응하고 내부를 통합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익히고 공유한 기본 가정이다.”
조직풍토에서 풍토(climate)는 지역에 따라 태양이 지구를 비치는 경사각이 어떻게 변하는가를 설명하는 그리스어 “klinein”, 또는 “slope”으로부터 유래했다고 합니다. ‘리클라이너 소파’라고할 때 기울어짐도 이 단어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입니다. 흔히 조직풍토라 함은 스냅샷처럼 그 시점에 조직의 분위기를 뜻하는데요. 조직문화보다는 원인에 가까운 개념이고 가치판단이 가능한. 좋고 나쁨이 있는 개념입니다.
정리하자면 조직문화는 심층적으로 이해해야 하는 대상이고 조직풍토는 개선해야 하는 대상에 가깝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예를 들어 “우리 회사의 조직문화는 별로야” 라고 했다면 이때의 조직문화는 조직풍토에 가까운 말인 것이죠.
그러면 이 두 가지를 구분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이 차이를 구분하는 것이 결국 변화를 만들어가는 주체들의 태도의 차이를 만드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무언가 변화를 만들어가려면 비판하기 전에 이해하려고 하는 게 중요할 때가 있습니다. 오히려 대상을 이해하는 차원이 지나치게 단순하다면 만들어낼 변화도 단편적일 것이기 때문이죠. 전방위적인 변화를 모색한다면 조직은 기본적으로 복잡계인 만큼 먼저 다양한 해석과 관점을 갖고 입체적으로 조직문화를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언젠가부터 조직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아마 코로나가 이런 논의들을 더 앞당기고 증폭시킨 것 같습니다. 정의되어 있는 일들은 이미 누군가 하고 있고 남들이 안한 걸 해야 하는 정답 없는 상황에서 구성원 모두가 탐색적으로 일하지 않으면 지속가능하기 어려워진 것이죠. 결국 더 효과적이려고, 더 높은 성과를 내려고 문화에 대한 고민은 깊어집니다. 우리가 조직문화를 고민하는 이유겠죠.
이런 고민들 끝에 넷플릭스 책도 읽어보고 자율, 책임같은 컬쳐코드를 만들어서 캠페인을 하기도 하고, 조직내부에 인사관련 규정들은 네거티브 방식(이것 빼고 다 됨)으로 전환하기도 하고, 조직장과 구성원, 동료 간의 상호작용에 관하여 룰을 세팅하고 트레이닝하기도 하고, 인사관리시스템의 공정성과 합리성을 확보하기 위해 제도를 다시 설계하기도 합니다.
모두 의미 있는 시도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우리가 조직문화나 조직풍토를 고민할 때 놓치지 않아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구성원의 욕구와 참여에서 부터 출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구성원의 공감대를 기반으로 참여를 전제하지 않는 변화는 현실과의 간극만 계속해서 상기시킬 뿐입니다. 던컨하인스 케이크 믹스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케이크 믹스가 처음 나왔을 때 만드는 과정이 아주 간편했는데도 시장에서 잘 팔리지 않았습니다. 던킨하인스는 다른 믹스가 편리함을 강조할 때 소비자의 심리를 고려해서 만드는 방법을 약간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계란을 추가하도록 만든 것이죠. 그리고 이 믹스는 대박이 났습니다. 이날 이후 소비자들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가 만든 거니까 맛있게 드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