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제목의 의미 – 왜 시스템이고, 왜 3.0인가) 『인사관리시스템 3.0』이라는 제목에는 두 가지 키워드가 담겨 있습니다. 바로 ‘시스템’과 ‘3.0’입니다. 많은 조직에서는 인사관리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기능들을 수행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부분 최적화에 머무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성과평가와 급여는 경쟁을 유도하면서, 동시에 역량 개발과 협력을 강조합니다. 도전을 장려하면서도 도전이 손해가 되도록 만드는 제도도 존재합니다. 이런 모순된 제도와 메시지가 공존하는 현실 속에서, 조직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전체 최적화된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시스템’은 단지 제도의 조합이 아니라, 제도를 운영하는 조직장의 리더십까지 포함합니다. 또한 ‘3.0’이라는 표현은 기존의 1.0, 2.0 인사관리 방식과의 차별을 나타내며, 새로운 패러다임의 도입을 의미합니다.

(성과주의에 대한 재해석 – 진정한 성과주의란 무엇인가) 우리 사회에서 흔히 말하는 ‘성과주의’는 성과에 따라 차등 보상하는 방식으로 이해됩니다. 하지만 이는 본래 성과주의의 의미와는 거리가 멉니다. ‘성과주의’는 하나의 보상 방식이 아니라, 조직이 존재해야 할 이유에 대한 이념체계(~ism)입니다. 조직은 성과를 창출하지 못하면 존재할 이유가 없으며, 이 당연한 전제에 기초해 성과주의를 이해해야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성과의 정의입니다. 매출이나 시장점유율 같은 숫자는 결과일 뿐, 진짜 성과는 그러한 결과를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고객에게 전달되는 가치입니다. 무엇이 성과인지 정확히 이해하는 것에서 진정한 성과주의가 시작됩니다.

(지식노동자를 위한 인사관리) 오늘날 대부분의 조직 구성원들은 지식노동자처럼 일해야 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의 인사관리 방식은 여전히 육체노동자 중심의 관리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창의, 협력, 도전이 강조되지만, 실제로는 그러한 행동이 성과로 이어질 수 없는 환경인 경우가 많습니다. 지식노동자에게 적합한 경영 도구들(BSC, 피드백, 1on1 미팅, 역량 개발 등)이 현장에서 잘 작동하지 않는 이유는, 이들이 지식노동자답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인사관리도 지식노동자를 위한 방식으로 재설계되어야 합니다. 이것이 『인사관리시스템 3.0』이 추구하는 방향입니다.

(지금 충족되어야 할 인간의 욕구) 사람은 단지 생존을 위한 욕구 외에, 성취, 성장, 소속과 같은 상위욕구를 충족하고자 합니다. 이런 욕구를 충족할 기회를 잃게 되면 사람은 심리적으로 병들게 된다고 맥그리거는 지적했습니다. 조직 구성원들이 행복하지 않고 건강하지 않다면, 조직이 좋은 성과를 낼 것이라 기대할 수 없습니다.
『인사관리시스템 3.0』은 고성과 조직을 만들기 위해 사람들의 상위욕구를 자극하고, 이를 충족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춥니다.

(사람과 조직에 대한 올바른 관점) 오늘날의 사회와 조직은 다양성, 인권, 민주주의를 강조합니다. 이런 가치들이 조직 안에서 실현되기 위해서는 사람과 조직에 대한 관점이 바뀌어야 합니다. 조직을 하나의 공동체로 이해하고, 어떤 관점에서 사람을 보고 제도를 설계할 것인가가 인사관리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인사관리시스템 3.0』은 이런 관점의 변화가 기존 시스템과의 핵심적인 차별점이며, 제도 설계뿐 아니라 리더십에도 반영되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시스템이란 곧 제도와 리더십의 결합이기 때문입니다.

(실행의 어려움과 그 의미) 이처럼 분명한 철학과 방향을 제시하고 있지만, 『인사관리시스템 3.0』은 현장에서 쉽게 실행되지 않습니다. 저 역시 지금까지 다양한 조직을 대상으로 컨설팅을 진행하며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우리의 제안이 부족했던 면도 있었지만, 더 큰 장벽은 조직 내에 뿌리내린 관행과 문화였습니다. 구성원들 역시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를 가졌지만, 그 '좋아진다'는 말 속에는 "좀 더 편해진다"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일이 옳은 방향일 수는 있어도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더 많은 고민과 실천이 필요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가치 있는 일은 어려울 수밖에 없으며, 그 과정을 통해 느끼는 성장감이야말로 진정한 행복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실행은 어렵지만, 그렇다고 멈춰 있을 수는 없습니다. 세상에 공짜는 없습니다. 『인사관리시스템 3.0』은 아직 완성된 해답이 아닐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방향을 제시합니다. 조직의 본질을 되돌아보고, 구성원의 성장과 행복을 통해 고성과를 실현하려는 이 여정에 함께하길 제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