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유형에 따라 요구되는 상이한 리더십) 지식노동자(Knowledge Worker)와 육체노동자(Manual Worker)를 구분하는 가장 큰 차이점은 일을 하는 목적(또는 동기)에 있습니다. 지식노동자는 조직의 성과 창출에 공헌하는 것을 목적으로 일을 하지만, 육체노동자는 자신에게 주어진 일만 잘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일을 합니다. 그러므로 조직을 이끄는 조직장은 조직구성원들이 지식노동자인지 아니면 육체노동자인지에 따라 전혀 다른 리더십을 발휘되어야 합니다. 현대조직에서 그 비중이 더욱 늘어나고 있는 지식노동자들에게 어떤 리더십을 요구되는지 생각해 보는 것은 의미 있는 고민이라고 생각합니다.

(육체노동자에게 요구되는 리더십) 만일 조직구성원들을 육체노동자처럼 일 하게 하기 위해 조직장은 어떤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는지 생각해 보겠습니다. 육체노동자(Manual Worker)는 말 그대로 매뉴얼(Manual)에 따라 일을 해야 하는 사람입니다. 여기서 매뉴얼이란 문서화되지 않은 조직장의 지시나 관행을 포함합니다. 육체노동자는 조직의 성과가 무엇인지 생각할 필요가 없습니다. 매뉴얼이 타당한지 여부에 대해 따져서도 안 됩니다. 매뉴얼대로 일을 했는데 큰 성과(High Performance)가 창출되지 않았다면 그것은 육체노동자의 책임이 아닙니다. 매뉴얼(지시, 관행 포함)을 만든 사람의 책임입니다. 그러므로, 조직장은 육체노동자인 조직구성원들을 자신이 말한 대로 행동하고 일을 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조직구성원들의 입장에서는 조직장은 그들보다 훨씬 더 뛰어난 사람으로 느껴져야 합니다. 조직장의 말이 반드시 지켜져야 하는 ‘법’인 것처럼 받아들여져야 합니다. 조직장은 능력도 뛰어나고, 완벽에 가까운 모습을 갖춘 사람이어야 합니다. 한 마디로 카리스마가 있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합니다.

(지식노동자에게 요구되는 리더십) 반면에 지식노동자인 조직구성원들에게 필요한 리더십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요? 지식노동자(Knowledge Worker)는 조직의 성과에 공헌하는 것을 목적으로 자신의 직무R&R(역할과 책임)에 근거하여 해야 할 일과 그 일을 수행하는 방법을 결정하고 실행하는 사람입니다. 그들에게도 그들의 일에 영향을 미치는 매뉴얼(지시, 관행 포함)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지키는 것만으로 그들의 책임이 끝나지 않습니다. 매뉴얼에 해당되는 내용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고 따르지 않아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도 있습니다. 고성과 창출에 방해가 된다고 판단할 때입니다. 매뉴얼대로 일을 했는데 큰 성과(High Performance)를 창출하지 않았다면 그것은 지식노동자인 그의 잘못입니다. 그러므로, 조직장은 지식노동자인 조직구성원들을 그의 말을 잘 듣는 사람으로 만들기 위한 리더십을 발휘해서는 안 됩니다. 대신 그들이 스스로 올바른 판단을 하고 그들이 가지고 있는 능력을 최대한 이끌어 낼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그들이 조직장을 무서워하게 만들어서는 안 됩니다. 조직장이라는 존재가 조직구성원 그들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으로 느껴지게 만들어야 합니다. 카리스마가 아닌 다른 리더십을 발휘해야 합니다.

(리더십이 아닌 처세술) 육체노동자와 지식노동자의 개념을 만든 피터 드러커는 리더십은 사람의 마음을 끄는 어떤 독특한 특성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출처: 경영의 실제, 13장. 조직의 정신) 사람을 끌어 들이는 그런 개성은 리더가 아니라 선동가로 이끌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올바른 리더십의 실천은 그의 동조자를 만들고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아니라고 하면서 그런 행동은 리더십이 아니라 처세술(Salesmanship)이라고 규정합니다.

(지식노동자 개념을 만든 피터 드러커가 생각하는 진정한 리더십) 피터 드러커가 말하는 리더십은 조직에 생명력을 불어 넣는 일입니다. 그는 조직의 생명력이란 조직구성원들에 의해 만들어진다고 말합니다. 그러므로, 리더십은 개인의 비전을 높은 경지로 끌어 올리는 일이며 개인 창출하는 성과를 좀 더 높은 단계로 끌어 올리는 일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그리고, 리더십은 개인이 타고난 능력의 한계범위를 넘어 더욱 성숙하게 만드는 행동이 되어야 한다고 합니다. 피터 드러커가 말한 리더십은 조직구성원들을 지식노동자로서 고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하는 리더십을 의미하고 있음을 우리가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앤더류 카네기가 지향한 리더십) 스코틀랜드 출신의 가난한 이민자에서 ‘강철왕’의 자리에 등극했던 앤드류 카네기(1835 ~ 1919)의 묘비에 다음과 같은 글귀가 쓰여져 있습니다. “자기보다 훌륭하고 덕이 높고, 자기보다 잘난 사람, 그러한 사람들을 곁에 모아 둘 줄 아는 사람, 여기에 잠들다” 우리는 카네기가 살던 그 시대 과연 노동자들이 육체노동자가 아닌 지식노동자였을까 하는 의심이 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느 시대나 지식노동자는 존재했습니다. 다만 과거엔 지식노동자의 비중이 현대조직에 비해 낮았을 뿐입니다. 그렇지만 조직의 성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노동자는 결국 지식노동자일 수밖에 없습니다. 카네기는 드러커가 규정한 지식노동자의 고성과 창출을 위해 요구되는 리더십을 발휘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리더십으로 조직의 성공을 이끌었습니다.

(올바른 리더십 발휘를 하는 사람들이 가진 인간관) 르네상스의 위대한 예술가인 미켈란젤로는 이렇게 이야기 했다고 합니다. “조각하는 건 쉽다. 모든 대리석에서는 이미 훌륭한 조각품이 있기 때문이다. 조각가는 불필요한 돌을 제거해 이미 존재하는 작품을 드러내기만 하면 된다” 지식노동자가 고성과(High Performance)를 창출할 수 있게 하는 리더십을 발휘하는 사람들은 미켈란젤로가 이야기한 내용의 연속선상에 있는 인간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식노동자인 조직구성원들을 조직장 자신이 원하는 모습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본래 가지고 있는 모습을 드러낼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매슬로우의 욕구단계설에서 가장 높은 단계의 욕구인 ‘자아실현’의 욕구 충족을 돕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다가갈 수 없는 미래가 아니라 이미 과거부터 존재했던 리더십에 대한 모습입니다. 이제 그런 리더십을 역사 속에서 찾아 현실에서 다시 살아 숨 쉬게 만들어야 합니다. 그런 리더십을 요구하는 지식노동자가 조직에서 더욱 더 늘어나고 있는 현실에서 조직장에게 주어진 과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