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관리의 두축: 성과관리와 인사결정) 인사관리는 크게 ‘성과관리’와 ‘인사결정’이라는 두 축으로 구성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성과관리’란 조직장이 조직구성원들로 하여금 조직의 미션(성과와 결과) 실현에 공헌하는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련의 활동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조직구성원에게 어떤 유형의 성과(지식노동자 혹은 육체노동자의 성과) 창출을 기대하느냐에 따라 성과관리를 구성하는 활동은 전혀 다릅니다. 하지만 ‘인사결정’은 급여와 선발(채용, 이동, 승진, 퇴직)과 같이 결정해야 할 영역이 명확하게 정해져 있고 공정성과 적합성이라고 하는 인사결정의 원칙 또한 기대하는 조직구성원들의 유형과 관계없이 동일합니다. 조직의 성과 창출을 위해 조직구성원들의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 내는 것을 인사관리의 목적이라고 규정한다면, 성과관리가 그 목적 달성을 위한 ‘첨병’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인사결정은 성과관리가 제대로 작동하여 기대한 효과를 나타낼 수 있게끔 지원하는 기능을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이번 원고에서는 성과관리를 도와 인사관리 목적에 기여하는 인사결정 방법에 대해 이야기 나눠 보겠습니다.

(인사결정 영역에 대한 정확한 이해) 인사결정을 잘 하기 위해서는 우선 인사결정의 대상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전제되어야 합니다. 인사결정의 영역은 급여와 선발 등 두 가지입니다. 이런 결정을 왜 해야 하는지 (WHY: 목적에 대한 이해), 이런 결정의 내용과 특성은 무엇인지(WHAT: 내용에 대한 이해) 그리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HOW: 방법에 대한 이해)을 정확하게 이해해야 합니다. 정확하게 이해해야 한다는 말에는 ‘올바르게’ 이해해야 한다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와 관련된 내용은 이미 다른 호(급여: 11, 13호 / 선발: 5, 20, 25호)에서 일부 다루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번 원고에는 다른 차원의 내용을 전달해 드리고자 합니다.

(지식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인사결정의 어려움) 인사결정을 하기 위해서는 성과, 사람, 직무 등 3가지 요소를 고려해야 합니다. 조직구성원을 육체노동자라고 전제한다면 인사결정을 위해 고려해야 할 3가지 요소가 그렇게 어렵지 않지만, 지식노동자라고 전제한다면 이들 3가지 요소와 관련된 내용을 파악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육체노동자가 창출해야 하는 성과와 수행하는 직무는 명확하고 복잡하지 않기 때문에 사람에 대한 정보가 그렇게 많이 요구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지식노동자들에 대해 지식노동자처럼 일하기를 기대할 경우 그들이 창출해야 할 성과와 수행할 직무는 사전에 정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복잡합니다. 따라서, 지식노동자로서 일 해야 하는 그들(사람)에 대해 알아야 할 정보 또한 그만큼 많아지게 됩니다. 현대조직의 인사관리를 논한다면 우리는 당연히 지식노동자를 전제로 한 인사결정을 다루어야 하기 때문에 인사결정을 잘 하기 위한 방법을 진지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인사결정의 효율성이라는 개념을 버려야) 이제 본격적으로 인사결정을 잘 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 나눠 보겠습니다. 인사결정을 잘 하기 위한 첫번째 방법은 ‘효율성’이라는 개념을 버리는 것입니다. 효율성을 추구한다는 것은 최대한 적은 투입(노력과 시간)으로 원하는 결과를 거둘 수 있는 방법을 찾자는 의미입니다. 인사결정으로 인해 조직에 미치는 영향의 스펙트럼이 너무나 넓기 때문에 효율성이라는 개념을 고려해서는 안 됩니다. 인사결정으로 인해 조직이 얻을 수 있는 결과는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긍정적일 수도 있지만 반대로 조직에 엄청난 피해를 입힐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잘못된 결정을 되돌린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습니다. 피터 드러커는 인사결정을 가장 잘 한 경영자로 GM의 알프레드 슬로언 2세를 언급합니다. (출처: 자기경영노트) 그는 인사결정을 최대한 미룰 수 있는 시점까지 미루었다고 합니다. 고민하고 또 거듭 고민하면서 옳다고 판단이 될 때 인사결정을 했다고 합니다. 신중에 신중을 거듭한 인사결정이 좋은 인사결정입니다. 그런 결정에 투입된 노력과 시간을 아까워 해서는 안 됩니다.

(인사결정을 통해 조직에 대한 신뢰감을 높일 수 있는 메시지 전달) 인사결정을 잘 하기 위한 두번째 방법은 인사결정을 통한 메시지 관리를 잘 하는 것입니다. 조직구성원들은 인사결정을 통해 인사결정 이상의 메시지를 전달받게 됩니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인사결정에 대해 조직구성원들은 인사결정의 의미를 다양하게 해석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본인이 아닌 주변 동료들에게 적용된 인사결정을 옆에서 보면서도 그렇게 합니다. 이런 메시지는 그들이 조직에서 일하면서 나타내는 행동을 결정하는데 큰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경영자는 인사결정을 통해 전달되는 메시지로 ‘조직에 대한 신뢰감’을 조직구성원들로부터 이끌어 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인사결정은 적정해야 하고 일관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인사결정으로 인해 조직구성원들이 무력감을 최대한 느끼지 않게 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인사결정이 경영자가 원하는 행동을 나타내도록 하기 위한 수단인 것처럼 느껴지게 해서는 안 됩니다.

(인사결정 방법 개선을 위한 회고와 지속적인 학습) 어떤 인사결정에도 모두 적용될 수 있는 유일한 답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지난 번에 인사결정을 잘 했다고 그때 사용한 방법으로 인사결정을 한다고 해서 또 잘 될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인사결정을 잘 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학습해야 합니다. 모든 의사결정이 그러하듯이 인사결정이 잘 되었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은 결정 시점에서는 할 수 없습니다. 인사결정을 잘 하기 위한 세번째 방법은 인사결정을 하고 일정한 시간이 지난 뒤 반드시 그 결과를 확인하고 인사결정에 대해 회고하는 것입니다. 회고를 잘하기 위해서는 회고해야 할 주체가 명확해야 하기 때문에 인사결정권이 누구에게 있는지 명확히 정해 두어야 합니다. 또한 회고해야 할 내용이 무엇인지 기억하기 위해 인사결정을 할 때 적용했던 결정 기준과 근거를 기록으로 남겨두어야 합니다. 이런 회고를 통해 인사결정 방법을 지속적으로 학습해 나가야 좋은 인사결정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인사관리는 경영자가 반드시 해야 할 일) 인사관리의 한 축을 담당하는 인사결정이 제대로 안 되면 성과관리가 잘 되기 어렵습니다. 아니 성과관리라는 주제에 접근해 보지도 못하고 인사문제로 골치만 아플 것입니다. 그래서 누군가가 인사관리를 대신 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하는 경영자들도 있을겁니다. 하지만, 인사관리는 경영자(단위조직의 경우 조직장)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인사관리를 안 하겠다는 것은 경영자로서의 역할을 포기한다는 것과 같은 말입니다. 인사관리의 출발이 인사결정을 잘 하는 것입니다. 누군가 대신 해 줄 수는 없지만 인사결정을 잘 하기 위해 무엇을 고려해야 하는지를 이해하게 된다면 인사결정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 버리고 한번 잘 해보자는 의욕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되는데 이번 원고가 도움되었기를 바랍니다.